기름때가 가득 묻은 더러운 드럼통에 내이름을 크게 적었다.
알코올로 혼탁해진 머리를 붙들고 괴로워 하고 있는데 = (그건 알딸딸한 상태를 살짝 넘어 반쯤 정신놓은 정도)
옛날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났고 7초 정도 괴로움 없이 강제적으로 행복해야 했다.
행복이 끝나면서 또다시 괴로워야만 했는데, 날 지탱해주던 드럼통이 쓰러져 내리막길을 구르기 시작했다.
내 것이라고는 이 더럽고 때묻은 드럼통뿐이라 열심히 쫒아갔다. 한 30미터 뛰었을까?
머리와 심장이 동시에 터질것같은 기분에 덜컥 겁이나 멈춰섰다.
내가 언제 트럼통에 빨래줄을 묶어 내 발목에 묶었었나? 이내 곧 빨려가듯 땅을 구르고 구르며 드럼통에 끌려가기 시작했다.
끌려가는 와중에 스쳐 지나가는 이들에 대한 잡상이 들었으나 내가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한참을 달리던 드럼통은 돌아 맞아 크게 팅겨지며 멈춰섰고 돌에 부딪힌 상처에 오물이 비질거리며 새어나왔다.
오물에 실망해 돌아설 만도 했겠지만, 차마 그럴수 없어 한동안 땅에 구른 상처투성인 몸뚱이로 오물을 막아주었다.
드럼통은 나에게 아프다고 말했고
나는 이해했고,
격하게 공감했고,
철저하게 동의했다
지랄맞게도 눈시울이 뜨거워 지는데, 오물가득찬 드럼통에 착 달라붙어 눈물을 닦을 수도 없었다.
나도 오물을 흘리는지 눈물을 흘리는지 하여튼 오물같은 눈물을 한껏 뿜고는
'아.. 나는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구나.. 근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건가.. '
-------------------------------------------------------------------------------------------------------------------
마음의 상처가 깊은 여인을 사랑했다. 사랑해선 안될 사람이었지만 같이 있는 짧은 시간동안 너무나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상처를 줬던 옛사랑에게 떠났다. 그녀는 내 삶에 전부였기에 난 그녀를 보내지 못했다.
잊고 싶었지만 잊지 못한 채 마음은 그녀에게만 향했다. 많은사람들이 포기하라고 했지만 이미 내 마음은 감성이 이성을 지배했다.
그녀는 한번 상처받았던 그 사람에 또 한번 상처를 받았다. 그녀가 미웠지만 떠날수 없었다. 울고있는 그녀의 곁에서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녀는 나에게 아프다고 말했고
나는 이해했고
격하게 공감했고,
철저하게 동의했다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상처입은 그사람의 마음을 내가 감싸줄 수 없음에 나도 눈물이 흘렀다..
아프고 힘들었던 나날들.. 추억이라 불러야 하는가..
'예전포스팅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節對孤獨 - 절대고독 (0) | 2010.08.10 |
---|---|
레트로 마케팅 - 복고마케팅 끝이 없는 재생산 리 크리에이티브의 대표적 마케팅 기법 (0) | 2010.08.05 |
큐피트 이녀석... (0) | 2010.08.02 |
지쳐가는 유닛군.. (0) | 2010.08.02 |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 (0) | 2010.07.30 |